- 1[관점] 가뭄과 세계 정세 불안이 세계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시기에 유전자 편집은 해충, 병원균 및 기상 악화를 방지하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 2건강, 노동력, 지속가능성에 대한 GM 작물의 개방적 효과
- 3[시각] 유기농 식품 산업은 1800억 달러의 마케팅 사기입니다.
- 4농업의 근간, '종자산업' 경쟁력 키운다
- 5노벨상 수상자 37명과 연구진 1500여 명, EU에 유전자 편집 규제 완화 촉구
- 6[테크노 사이언스의 별들] ‘굶주림 없는 세상’ 꿈꾼 현대 농업의 어머니
- 7"소비자 48.5% 생명공학작물 구매 의향…맛있고 싸다면" - 한국소비자연맹, 농업기술 발전 인식 설문조사
- 8[관점] '활동가들은 지칠 줄 모릅니다' — 30년간 전 세계 유전자변형 농작물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것으로 입증되었지만, 유전자변형 농작물은 여전히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 9[시론] 유전자교정작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 10‘2023 국제식물생명공학총회(IAPB)’ 성료, 전세계 1,000여명 과학자 및 전문 연구원 참가
“유전자 교정 작물과 오프타깃(off-target)”
“유전자 교정 작물과 오프타깃(off-target)”
미래식량자원 포럼 상임부회장 김동헌
다사다난했던 2020년 경자년도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올 한해 국내외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는 여전히 전 세계의 사람들이 큰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과학계는 질병에 맞서기 위해 총력을 경주했고, 이러한 노력은 몇 종류의 백신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코비드-19 팬데믹이 종식되어 질병 이전 상태로 복귀하기에는 앞으로 여러 난관이 있겠지만, 우리의 과학적 역량은 결국 인류에게 승리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편 농업생명공학 연구계에서도 나름의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유전자교정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확보한 신육종 기술의 하나입니다. 지난 25년간 혁신기술의 하나로 자리매김해온 유전자변형은 작물의 형질 개선을 위해 외래의 유용유전자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외래 유전자가 무작위적으로 대상 식물의 유전체에 삽입됩니다. 이 경우 삽입 위치에 따라 다른 유전자에 영향을 미쳐 의도하지 않았던 변이 형질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유전자교정에서는 DNA 염기서열의 특정 위치를 정확히 절단한 후 복원 과정 중에 발생하는 변이를 유도합니다. 즉 유전자교정은 외래 유전자를 이용하지 않고 대상 작물의 유전체 특정 위치에 정확하게 변이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유전자변형과 차별화됩니다. 그러나 외래 유전자를 이용한 새로운 형질을 창출할 수 없다는 것은 유전자교정 기술의 한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유전자교정에 이용되는 CRISPR/Cas, TALEN, zinc-finger nuclease, meganuclease와 같은 위치특이적 DNA 절단 시스템이 DNA 사슬의 특정 위치를 정확하게 절단하도록 설계됐지만 유사한 염기서열 부위를 절단하는 Off-target 현상도 발생합니다. 이러한 Off-target 현상은 유전자치료와 같은 분야에서는 기술의 사용을 제약하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학분야의 연구자들에게는 Off-target 현상을 없애는 기술의 고도화가 매우 절실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오랜 세월 동안 생물의 변이 발생을 이용해온 작물 육종의 경우 Off-target에 대한 입장은 전혀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작물 육종은 자연적 혹은 인위적 처리를 통해 발생하는 유전적 변이체 중에서 목적에 맞는 우수한 계통을 선발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유전자교정 중에 발생하는 Off-target 변이는 취사선택의 여지가 있는 다양한 비의도적 변이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하겠습니다.
세계 각국은 유전자교정 작물을 유전자변형 작물과 동등한 수준에서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을 결정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미주 지역의 국가들은 일찌감치 특정 유형의 유전자교정 작물을 유전자교정 작물로 규제하지 않는다는 정책적 결정을 내렸으며, 유럽연합과 뉴질랜드를 제외한 국가들 대부분은 외래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유전자교정 작물을 비규제 혹은 가벼운 규제 대상으로 분류하거나, 이와 비슷한 방향으로 자국의 규제 방향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전자교정 생물체에 대한 정책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흐름은 다른 국가들과 비슷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유전자교정 생물체 규제 정책 논의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세부 이슈 중 하나는 유전자교정의 Off-target 변이입니다. 우리나라의 유전자변형 생물체 규제 기본법인 ‘유전자변형생물체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작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용 목적을 가진 다양한 생물종의 규제를 모두 다루고 있으므로 분야에 따라서는 Off-target이 심각한 이슈일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작물 육종에서는 다양한 변이체 중에 목적에 합당한 우수 변이체를 선발하는 것이 핵심 요소이며 유전자교정의 Off-target은 이러한 변이 발생의 하나에 불과합니다. 더구나 유전자교정 작물 개발의 필수 과정인 조직배양과 재분화, 그리고 후대 고정 과정 중에도 다양한 비의도적 변이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유전자교정 작물에서 의도한 유전자 이외의 변이가 발견되어도 이것이 Off-target 변이인지 아니면 조직배양 등의 과정 중에 일어난 무작위적 변이인지를 구별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유전자교정 작물 개발 중 Off-target 혹은 다른 기작에 의한 비의도적인 변이체 발생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생명과학의 발전으로 이러한 기술적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완벽하지 않은 수단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인류의 삶과 행복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유전자치료와 같이 Off-target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분야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검정과 관리가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작물 육종과 같은 분야에서도 Off-target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까요? 여러분들의 합리적 판단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새해는 좀더 밝고 희망적인 일만 가득한 해가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