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관점] 가뭄과 세계 정세 불안이 세계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시기에 유전자 편집은 해충, 병원균 및 기상 악화를 방지하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 2건강, 노동력, 지속가능성에 대한 GM 작물의 개방적 효과
- 3[시각] 유기농 식품 산업은 1800억 달러의 마케팅 사기입니다.
- 4농업의 근간, '종자산업' 경쟁력 키운다
- 5노벨상 수상자 37명과 연구진 1500여 명, EU에 유전자 편집 규제 완화 촉구
- 6[테크노 사이언스의 별들] ‘굶주림 없는 세상’ 꿈꾼 현대 농업의 어머니
- 7"소비자 48.5% 생명공학작물 구매 의향…맛있고 싸다면" - 한국소비자연맹, 농업기술 발전 인식 설문조사
- 8[관점] '활동가들은 지칠 줄 모릅니다' — 30년간 전 세계 유전자변형 농작물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것으로 입증되었지만, 유전자변형 농작물은 여전히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 9[시론] 유전자교정작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 10‘2023 국제식물생명공학총회(IAPB)’ 성료, 전세계 1,000여명 과학자 및 전문 연구원 참가
유전자교정 기술에 대한 유럽사법재판소 평결을 보면서
[전문가칼럼]
유전자교정 기술에 대한 유럽사법재판소 평결을 보면서
김호일 前 농업생명공학연구원 원장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7월 말 유럽사법재판소가 유전자교정기술을 이용한 작물도 기존 유럽연합의 규정에서 정한 GMO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평결한 것이다. 이는 유럽 과학자 단체들의 의견은 물론 스웨덴 농업부 등 6개 회원국 정부기관의 기존 유권해석을 번복하는 것이었기에 많은 과학자들을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외래 유전자를 도입한 것이 GMO이므로, 외래 유전자 도입이 없는 유전자교정 산물을 GMO로 분류하는 것은 선진국들이 주창하는 과학 기반의 결정과는 거리가 멀다. 과학적 진실은 다수결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
이번 평결을 보고 ‘유럽이 세계에서 GMO를 가장 엄격히 규제한다’라는 항간의 오해가 더 커질 것에 대한 걱정이 든다. GMO 기술 이용이 가장 활발한 분야인 의약품은 물론, 셀프클로닝이라는 GMO 기술로 개발하는 미생물도 GMO로 규제하지 않는 것이 유럽 규제의 현실이다. 즉, 유럽의 엄격한 GMO 규제는 농작물에 편향된 것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며, GMO 농작물에 대한 낙인효과를 낳았음을 부정하기 힘들것이다.
구대륙에 대한 선망과 구대륙의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일부 국가들에서의 현실이다. 많은 나라로 파급된 낙인효과는 2002년 아프리카의 짐바브웨가 국민들이 기근으로 굶주리는 상황에서도 미국 등이 제안한 구호식량을 GMO를 이유로 거절하도록 이르렀다. 그러나, GMO 농작물 생산과 소비 23년째인 2018년 현재까지도 GMO 농작물 때문에 인체나 환경에 위해가 발생한 사례는 없다.
‘엄격한 규제’와 ‘GM 농작물 소비’는 별개의 사안이다. 유럽연합 집행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약3천만 톤의 콩 또는 대두박을 GMO 재배국가들에서 수입해서 그 대부분을 유럽에서 소비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물량에 비해 월등히 많은 양이다. 이미 많은 양의 GMO 농작물을 소비하면서도 엄격한 규제가 가능했던 것은 GMO에 도입된 외래 유전자를 찾아내면 되는 ‘과학기반의 GMO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유전자교정 산물은 외래 유전자가 없으므로, 일반 농산물과의 기술적으로는 구분이 불가능하다. 이를 어떻게 규제·관리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번 유럽 사법재판소 평결은 과학적 근거도 없이, 과학의 진보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도 실망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읍조리던 갈릴레이의 심정에 재공감하게 된다. 하지만, 기존 유럽의 규제체계에 따라, GMO로 규제되지 않는 의약품이나 미생물에 대한 유전자교정 기술 이용에는 지장이 많지 않을 수 있음은 그나마 다행이다. 더욱이, 평결을 규제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영국 등 일부 회원국가들이 지혜를 발휘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버리기는 아직 일러보인다.
우리가 먹고 있는 단옥수수와 찰옥수수는 일반 옥수수의 유전자 한두개의 일부가 돌연변이 때문에 삭제되어 만들어진 것다. 잘 파악하고 있는 유전자 일부를 삭제하는 것이 정말로 안전의 문제일까? 식물도 바이러스나 곰팡이 질병으로 시달리는 것 때문에도 많은 농약이 사용되고 있다. 식물이 질병에 걸리게 하는 유전자를 삭제하여 농약 사용량을 줄이는 것도 유전자 교정 기술의 주요 적용분야 중 하나다. 유전자 교정 산물도 GMO라는 해석이 기술진보에 대한 낙인 시도가 아니어야만 하는 이유의 한가지 이다.
증기기관 자동차 등장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내 주행속도를 시속 3 km로 제한하고 붉은 깃발을 든 기수가 자동차를 선도하도록 규제했던 19세기 말 영국의 적기조례(赤旗條例)는 역사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올해도 세계적으로 발생한 이상기후와 그로 인해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변화에 대한 뚜렷한 개선방법은 없다. 그러면, 향후 식량 생산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유전자교정 산물도 GMO’라는 주장이 새로운 적기법의 시발점이 되지 않도록, 많은 이들의 양식에 호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