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천재 유전자: 유전자 기술이 식품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 지에 대하여
- 2미국 상원의회에서 강조된 'CRISPR 유전자 편집 작물'의 이점
- 3[관점] 가뭄과 세계 정세 불안이 세계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시기에 유전자 편집은 해충, 병원균 및 기상 악화를 방지하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 4건강, 노동력, 지속가능성에 대한 GM 작물의 개방적 효과
- 5[시각] 유기농 식품 산업은 1800억 달러의 마케팅 사기입니다.
- 6농업의 근간, '종자산업' 경쟁력 키운다
- 7노벨상 수상자 37명과 연구진 1500여 명, EU에 유전자 편집 규제 완화 촉구
- 8[테크노 사이언스의 별들] ‘굶주림 없는 세상’ 꿈꾼 현대 농업의 어머니
- 9"소비자 48.5% 생명공학작물 구매 의향…맛있고 싸다면" - 한국소비자연맹, 농업기술 발전 인식 설문조사
- 10[관점] '활동가들은 지칠 줄 모릅니다' — 30년간 전 세계 유전자변형 농작물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것으로 입증되었지만, 유전자변형 농작물은 여전히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도심에 살고 있는 저어새
MBC 보도국 사회정책팀 허무호 차장대우
november@mbc.co.kr
저어새가 도심에 살고 있단 말을 듣고 현장을 확인했을 때 다소 당혹스러웠습니다. 도심의 공사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오가는 화물차와 공사장비들이 내는 소음에 대화가 어려울 지경이었습니다. 그런 곳에 30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6마리는 둥지까지 만들고 알을 품고 있더군요.
저어새는 야생조류 가운데에서도 특히 사람들을 싫어합니다. 사람들이 와서 소리를 내면 어미 아비들이 놀라서 자리를 비우고, 그동안 재갈매기같은 천적들이 새끼들을 잡아 먹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어새는 무인도에서 번식을 합니다. 남북 접경지대가 제격이지요. 우리나라 서해안의 무인도인 석도 비도 수리봉 역도 유도, 또 북한의 대감도 소감도 덕도가 번식지입니다.
그런 저어새가 인천 남동유수지에 살면서 번식까지 하는 것은 참으로 이례적입니다. 알 수없는 이유로 강화도 번식지를 벗어난 저어새들이 자리를 잡았겠지요. 그나마 인천의 마지막으로 남은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 이마저도 쫓겨날 형편입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달 갯벌 매립 승인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저어새는 언뜻 백로와 비슷해 보입니다. 이름도 참 그럴 듯합니다. 주둥이를 물속에 넣고 휘젓다가 먹잇감이 걸리면 나꿔 채는 모습에서 저어새랍니다. 그래서 부리모양도 주걱처럼 넓적하게 생겼지요.
섭식지는 번식지에서 20킬로미터 안에 있습니다. 주요 섭식지는 강화도입니다. 번식기의 저어새들은 강화도의 무논지대에서 염분이 낮은 먹이들을 구해 새끼들에게 먹입니다. 새끼들은 염분을 많이 섭취하면 성장이 더디고 생존율도 낮아진답니다.
저어새는 1950년대에는 우리나라 여러 지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여름 철새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1475마리에 불과합니다. 습지가 사라지면서 저어새는 보금자리를 잃어가고 있는데, 워낙 남아있는 개체수가 적고 까칠한 유전적 특성 탓에 심각한 멸종 위기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천연기념물 제 205호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현장을 나오려는데 인천녹색연합을 비롯한 몇몇 분들이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게 하려는 배려겠지요.
썰물과 함께 물골에 나가 먹이를 찾던 저어새는 어스름이 깔릴 무렵 물 마중을 나가 먹이를 먹으면서 들어옵니다.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저어새를 가리새로도 불렀답니다. 조상들 눈에는 주걱부리가 쟁기로 비쳤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녀석은 해학으로 비장미를 가렸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