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미국 상원의회에서 강조된 'CRISPR 유전자 편집 작물'의 이점
- 2[관점] 가뭄과 세계 정세 불안이 세계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시기에 유전자 편집은 해충, 병원균 및 기상 악화를 방지하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 3건강, 노동력, 지속가능성에 대한 GM 작물의 개방적 효과
- 4[시각] 유기농 식품 산업은 1800억 달러의 마케팅 사기입니다.
- 5농업의 근간, '종자산업' 경쟁력 키운다
- 6노벨상 수상자 37명과 연구진 1500여 명, EU에 유전자 편집 규제 완화 촉구
- 7[테크노 사이언스의 별들] ‘굶주림 없는 세상’ 꿈꾼 현대 농업의 어머니
- 8"소비자 48.5% 생명공학작물 구매 의향…맛있고 싸다면" - 한국소비자연맹, 농업기술 발전 인식 설문조사
- 9[관점] '활동가들은 지칠 줄 모릅니다' — 30년간 전 세계 유전자변형 농작물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것으로 입증되었지만, 유전자변형 농작물은 여전히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 10[시론] 유전자교정작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어려울수록 나눠 주어야
조호진 조선일보 산업부 기자
superstory@chosun.co.kr
작년 9월 이후 가시화된 세계 경제의 몰락은 끔찍할 정도이다. 지난 연말 전(前) FRB의장이었던 그린스펀은 2008년 한해 동안 사라진 전 세계의 부를 30조 달러 정도로 추산한 바 있다. 2007년 미국 GDP가 15조 달러가 안 되고 세계 5위까지를 다 합쳐도 30조 달러 미만이니 세계 경제에 미친 충격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이 와중에 제3세계가 감내해야 하는 고통은 선진국들이 겪는 것보다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선진국들에게는 실직이 화두이지만 개발도상국에게는 기아로 대변되는 생존의 위기가 닥친 것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제프리 삭스(Sachs) 교수는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이남의 국가들의 2009년 수입이 2007년 대비 6.9%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삭스 교수는 또한 세계 신흥개발국가들의 금융시장은 2007년에 비해서 80% 가까이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신흥개발국가들이 선진국보다 큰 타격을 받는 가운데 선진국들의 원조 역시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삭스 교수는 내다봤다.
결국 아프리카를 비롯한 신흥개발국가들은 이런 복합적인 요인으로 경제 침체를 넘어선 배고픔을 겪게 되며 이것이 존재의 위기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절박함 가운데 아프리카 빈국(貧國)들에 대한 선진국들의 지원 체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역시 컬럼비아 대학의 산체스(Sanchez) 교수는 네이처 3월 11일자에 기고한 글에서 아프리카 기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물고기를 주기 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전략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체스 교수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옥수수를 사서 아프리카로 운송해 분배하는 데에는 톤당 812달러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프리카 현지에서 옥수수를 사면 톤당 320달러면 충분하고 현지의 옥수수 1톤을 수확하기 위해 농경지를 개보수 하고 비료를 주는 데 드는 비용은 불과 135달러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기아의 10%만이 자연 재해나 전쟁으로 야기되는 것이지 나머지 90%는 농촌의 농업 시설을 구비시키면 해소 가능하다고 산체스 교수는 설명했다.
선진국들이 자국의 경제 상황상 줄어드는 대외 원조비를 개도국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력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예산 집행이 될 것이라는 산체스 교수의 조언인 것이다.
예산 자체가 없으면 효과적인 집행은 공허할 뿐이다. 삭스 교수는 이번 런던에서 열리는 선진 20개국 정상회담에서 개도국에 500억 달러의 지원 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500억 달러는 큰 숫자로 보이지만 미국 국민의 세금을 구제 금융 형태로 지원 받은 메릴린치의 크리스마스 보너스 잔치가 40억 달러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액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의 연간 아프리카 지원금액은 50억 달러 정도였다.
개도국 지원에 대한 당위성은 비단 인류애의 발로만은 아니다.
삭스 교수는 제3세계의 원조는 선진국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예컨대 태양광 발전은 선진국 시장에서는 이미 포화상태이지만 원조를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이 태양광 설비를 갖추게 되면 선진국들의 녹색 기술도 탄력을 받게 되고 아프리카의 낙후된 상황도 해소할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들의 배고픔을 해결하지 못하면 폭력이 그 땅을 지배하게 되고, 숱한 난민이 발생해 세계 전체가 공멸하게 된다고 삭스 교수는 예견했다.
우리나라도 우리만의 먹을 것에만 함몰되기 보다 옆의 이웃을 돌아 볼 줄 아는 선진국이 되어야 한다. 일본을 경제적 동물로 비하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일본보다 심한 구두쇠 취급 받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