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미국 상원의회에서 강조된 'CRISPR 유전자 편집 작물'의 이점
- 2[관점] 가뭄과 세계 정세 불안이 세계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시기에 유전자 편집은 해충, 병원균 및 기상 악화를 방지하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 3건강, 노동력, 지속가능성에 대한 GM 작물의 개방적 효과
- 4[시각] 유기농 식품 산업은 1800억 달러의 마케팅 사기입니다.
- 5농업의 근간, '종자산업' 경쟁력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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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소비자 48.5% 생명공학작물 구매 의향…맛있고 싸다면" - 한국소비자연맹, 농업기술 발전 인식 설문조사
- 9[관점] '활동가들은 지칠 줄 모릅니다' — 30년간 전 세계 유전자변형 농작물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것으로 입증되었지만, 유전자변형 농작물은 여전히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 10[시론] 유전자교정작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통 육종학과 첨단 생명공학은 함께 발전해야 하는 공생(共生)관계
동아사이언스 신문팀 임소형 기자
sohyung@donga.com
1997년 농가에서 처음 재배하기 시작한 이래 2006년까지 전 세계 토양에서 자라고 있는 형질전환 작물의 수다.
생태계나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형질전환 작물은 등장한지 약 10년 만에 이미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기후변화나 병충해에 잘 견디는 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이점을 가졌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전통 농업기술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형질전환 농작물이 이처럼 널리 보급되지 못했을 거라고 강조한다. 바로 육종(育種)기술 덕분이라는 것이다.
생물은 번식을 거듭하며 여러 세대를 거치는 동안 이전 세대와 유전적으로 다른 독특한 자손이 태어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매우 드문 현상이다. 예부터 농민들은 이 같은 현상을 활용해 농작물의 품종을 개량해왔다.
기온 변화에 강하지만 생산량이 적은 작물 품종과, 생산량은 많지만 기온이 조금만 변해도 죽는 품종이 있다고 치자. 두 품종을 교배시키면 네 가지 특성이 섞인 다양한 자손이 나온다. 그 중 두 품종의 장점, 즉 기온 변화에 강하고 생산량도 많은 특성을 모두 물려받은 자손을 고른다. 그 씨를 받아 재배하면 이런 장점을 가진 작물을 계속 얻을 수 있다. 이 방법이 바로 전통 육종기술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품종을 교배시키고 그 자손까지 재배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이에 과학자들은 첨단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유전적 성질을 바꿔 생물학적 특성이나 품질 등을 개량하기 시작했다. 형질전환 작물은 이렇게 등장했다.
생명공학 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한 요즘, 이제 전통 육종기술은 설 자리가 점점 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육종학자들은 어떤 첨단 형질전환 작물도 육종기술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형질전환 품종을 땅에 심기만 하면 모두 잘 자라는 건 아니다. 지역마다 기후나 토양, 수질 같은 자연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제아무리 첨단 기술로 개발된 품종이라도 맥을 못 출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육종기술이 필요하다. 지역에서 원래 자라는 품종과 형질전환 품종을 교배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나온 자손 가운데 원래 품종이 자연에 적응하기 위해 갖고 있는 특성과 형질전환 품종의 특성이 섞여 있는 것을 골라 재배하면 된다.
서로 다른 종에서 원하는 유전자를 추출해 작물에 삽입하는 형질전환 기술은 전통 육종으론 불가능하다. 반대로 형질전환 작물은 지역 특성에 적응하지 못하면 상품가치를 얻을 수 없다.
박효근 서울대 농대 명예교수는 “생명공학 기술과 육종기술을 적절히 함께 활용해야 한다”며 “생명공학기업 몬산토가 자체 개발한 형질전환 콩이나 옥수수 등을 세계 곳곳에서 성공적으로 재배하게 된 이유도 바로 육종기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대에 맞춰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법. 과학기술도 예외는 아니다.
전통 육종은 일일이 꽃가루를 옮기거나 화학물질을 처리하는 등의 수작업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국내 육종학자들은 육종기술의 현대화에 나서고 있다.
‘분자 표지자’ 개발이 대표적인 사례다. 분자 표지자는 특정 형질이 있는지 없는지를 한번에 알아볼 수 있는 유전자의 특정 부위. 새로 개발한 형질전환 작물에 분자 표지자를 넣으면 원하는 형질을 실제로 갖고 있는지를 씨를 뿌려 재배하지 않고도 간단한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전통 육종기술의 최대 단점이 해결되는 것이다.
전통과 첨단. 언뜻 보면 대립관계 같지만 그렇지 않다. 전통 육종학과 첨단 생명공학은 함께 발전해야 하는 공생(共生)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