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미국 상원의회에서 강조된 'CRISPR 유전자 편집 작물'의 이점
- 2[관점] 가뭄과 세계 정세 불안이 세계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시기에 유전자 편집은 해충, 병원균 및 기상 악화를 방지하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 3건강, 노동력, 지속가능성에 대한 GM 작물의 개방적 효과
- 4[시각] 유기농 식품 산업은 1800억 달러의 마케팅 사기입니다.
- 5농업의 근간, '종자산업' 경쟁력 키운다
- 6노벨상 수상자 37명과 연구진 1500여 명, EU에 유전자 편집 규제 완화 촉구
- 7[테크노 사이언스의 별들] ‘굶주림 없는 세상’ 꿈꾼 현대 농업의 어머니
- 8"소비자 48.5% 생명공학작물 구매 의향…맛있고 싸다면" - 한국소비자연맹, 농업기술 발전 인식 설문조사
- 9[관점] '활동가들은 지칠 줄 모릅니다' — 30년간 전 세계 유전자변형 농작물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것으로 입증되었지만, 유전자변형 농작물은 여전히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 10[시론] 유전자교정작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생명공학작물과 과학커뮤니케이션
매일경제신문 과학기술부 김은표 기자
paulkim@mk.co.kr
석유와 원자재, 식량과 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온 지구가 시끄럽다. 사실 생각해보면 인류의 생존에 에너지와 물, 식량 만큼 필요한 것이 또 있을까? 에너지와 식량의 수요초과로 인한 가격 폭등이 과학기술계 뿐 아니라 인류의 현안이 된 것이 당연하다. 최근 수년간 과학기술계의 성과로 주목 받아 온 줄기세포나 나노테크놀러지가 인류에게 있어 `보다 오래, 보다 편하게, 보다 잘 살기 위한' 신기술이었다면 에너지와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기술 연구현장은 사실상 인류 전체의 생존과 직결된 전투현장인 셈이다.
얼마 전 기자는 과학기술한림원을 취재차 찾았다. 한림원 역시 이런 맥락에서 식량과 유전자재조합(GMO) 식품을 올 하반기 국내외 과학기술계의 화두로 예상하고 있었다. 식량난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시아의 일부 국가는 물론 선진국에서도 GMO 식품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두고 치열한 논쟁이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비GMO 옥수수 수급에 한계를 느낀 한국전분당협회가 GMO 옥수수를 들여온 이후 `GMO 표시제'의 확대 시행을 요구하는 소비자단체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관련해 매일경제 과학기술부는 최근 해외 취재를 통해 GMO 식품 연구가 앞서 있는 유럽과 일본의 현장을 다녀왔다. 취재 현장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아래와 같은 견해를 밝혔다. "유럽 사람들에게 음식은 단지 허기를 면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성스러운 그 무엇이고 또한 문화 그 자체다. 재래음식이 존재하는데 굳이 GMO식품을 먹어야 할 필요를 못 느낀다." (마르코 발레타 EU 집행위원회 바이오기술담당 정책관)"일본의 식량자급율은 38%에 불과하다. 일본전분협회는 2~3개월전 GMO옥수수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했고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사쿠라다니 미츠카즈 일본 농림수산성 과장보좌)
말하는 주제는 조금씩 달랐지만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시각은 EU집행위원회 등에서 승인한 GMO 작물은 `논란의 여지 없이 안전하다'는 것이었다. 다만 이를 살 것인지 아닌지는 식량자급률 등 해당 국가와 소비자가 처한 현실에 따라 판단하라는 얘기였다. 결국 GMO 식품을 둘러싼 논쟁은 안전한 GMO 식품을 만드는 과학기술인들에 책임이 있을 뿐 아니라 이를 투명하고 엄정하게 관리하고 감독할 정책당국, 그리고 제품을 판매하고 유통시키는 회사들이 어떻게 대중과 대화하고 설득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만약 일부 유통업자와 회사들이 수익성에만 초점을 맞춰 `GMO는 안전한 데 무지몽매한 대중과 시민단체들이 이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거나 `지구의 한편에서는 식량이 부족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으니 무조건 GMO 식품을 늘려야 한다'고 여론을 몰아가려 한다면 `제2의 미국 쇠고기 수입 파동'이 다시 일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과학자들이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계산한 객관적인 위험의 수준과 대중들이 인식하는 위험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고 또 이를 인정해야만 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약 4~5년 뒤에는 비타민 A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황금쌀이 재배될 전망이고 바이오에탄올이나 종이생산에 보다 유리한 고아밀라아제 옥수수, 전분재조합 감자 등 GMO 작물의 재배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때에 대비해 과학기술계는 GMO 연구뿐 아니라 안전성에 대한 검증을 보다 투명하고 철저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GMO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논리적이고 차분하게 설명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