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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공화국의 진흙 쿠키 먹는 아이들
박방주 중앙일보 과학전문 기자
중남미 카리브해에 위치한 아이티공화국. 식량 값이 너무 올라 곡물 대신 ‘진흙 쿠키’를 먹는 사람들의 모습이 최근 한 TV프로그램에서 방영될 때 그 비참함은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었다. 진흙 쿠키는고운 채에 거른 흙가루에 소금과 버터를 섞어 갠 뒤 햇빛에 말린 것이다.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기아선상에 헤매고 있는 흑인들의 모습을 미디어에서 볼 때와는 또 다른 비참함이었다. 춘궁기에 풀뿌리와 나무껍질을 벗겨 먹는다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진흙을 밥 대신 먹는다는 말은 처음 듣고 봤다.
아이티공화국은 곡물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현상인 에그플레이션이 세계 빈민국을 강타하고 있는 현장이다. 앞으로 이런 식량 부족과 에그플레이션 현상은 더욱 심해지면 심해졌지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더욱 큰 문제다. 서아프리카와 남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각국에서 식량을 구하지 못해 폭동이 일어나고 있을 정도다. 오직 했으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굶주림의 새로운 국면’이라는 뉴욕타임즈의 기고문을 통해 기아에 내몰린 극빈층을 돕자고 호소했을까.
만성적인 인류의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묘수는 정말 없는 것일까?
생명공학작물(GMO)이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각국에서 생명공학작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또 다른 대안을 찾을 길이 없다. 지구 온난화를 막고, 청정에너지를 얻기 위해 원자력에너지를 당장 버릴 수 없는 것과 같다.
국제미작연구소는 전 세계 식량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연간 벼 생산량을 현 5억2000만t에서 2025년까지 8억8000만t으로 늘려야 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없던 농경지가 갑자기 늘어날 리도, 단위 면적당 벼의 생산성이 갑자기 두세 배로 높아질 리도 만무하다. 에탄올을 만들기 위해 대량의 옥수수 등 곡물을 사용하고 있는 나라들을 막을 방도도 없다.
이런 문제들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생명공학작물의 개발과 대량 보급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와 같은 척박한 땅에서도 자라는 밀과 옥수수, 벼 등을 개발한다면,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두세 배로 늘릴 수 있는 작물을 개발한다면 귀중한 인명이 기아에 희생되는 일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육종으로는 이 같은 ‘기적’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은 수천 년 육종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생명공학 육종 방법으로 2001년 골든라이스(golden rice)를 개발한 스위스 과학자는 누구에게나 이 품종이 공급될 수 있도록 어떠한 특허권도 주장하지 않았다.
몸 속에 들어가면 비타민 A로 변하는 베타-카로틴을 함유하고 있는 이 쌀이 보급되면 빈민국 어린이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생명공학 기법으로 밀처럼 물이 부족한 밭에서 자랄 수 있는 벼를 개발하고 있는가 하면, 해충의 피해를 덜 받는 작물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바나나, 감자만 먹어도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식품도 실험실 시제품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생명공학작물이 하루 빨리 상용화돼 기아선상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살릴 수 있길 기대한다. 안전성 시험을 거친 생명공학작물까지 반대하는 것은 진흙 쿠키를 먹는 사람에게는 꿈도 꿀 수 없는 사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