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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증가와 식량 전쟁
전자신문 박승정 부국장
sjpark@etnews.co.kr
다시 식량이다. 식량 문제가 근래 들어 지속적인 핵심이슈로 더욱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아예 식량 전쟁이라는 자극적인 용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무기체계하의 군비경쟁은 이제 옛말이다. 얼마 전 열린 경주 국제식량농업기구(FAO) 제30차 아시아•태평양지역 고위급회의가 대표적이다. 이 회의에서는 아예 식량 안보에 대한 얘기가 주요 논의 주제중의 하나가 되기도 했다.
인구증가가 가속화 하는 개발도상국의 특성과 이들 국가가 몰려있는 지역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세계 인구는 지난 1900년 15억명 정도에서 1925년 20억명, 1960년에는 30억명으로 60년 동안 2배의 인구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68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돼 수치상으로는 100년 동안 4배 가량 인구가 늘어났다. UN은 현재의 인구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세계 인구가 오는 2025년 85억, 2050년에는 100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매년 9000만명의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인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연간 2800만톤의 곡물이 생산돼야 한다는 게 UN의 추산이다.
우리나라 인구 역시 8.15 광복 당시 2000만명에서 지금은 7000만 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기아선상의 보릿고개에서 산업화를 거치면서 비약적인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FAO에 따르더라도 올해 세계 기아 인구는 9억7300만 명으로, 1995년∼1997년 평균치(8억2490만명)보다 18.0% 가량 증가했다. 아•태 지역은 특히 굶주림을 겪는 인구가 6억5000만명으로 전체 기아 인구의 66.8%가 몰려 있다.
식량이 문제가 되는 이유다. 전세계적으로 1950년에서 1990년 사이에 녹색혁명과 화학비료와 농약의 개발로 농사짓는 기술이 발전하여 세계 곡물(쌀•보리•밀•옥수수•콩•조•수수 등) 생산량이 거의 3배로 늘어났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농업의 기술발전이 둔화돼 세계 곡물생산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고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특히 식량 문제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줬다. 지난 봄과 여름, 130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과 폭염•산불로 인해 러시아 곡물 생산량이 25% 가량 감소했다.
러시아는 전세계 곡물 수출의 15% 가량을 차지하는 식량대국이다. 이 나라 올해 곡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35% 가량 감소한 9700만톤에 그칠 전망이다. 러시아는 아예 곡물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하기에 이르렀다. 세계 곡물 가격이 폭등했음은 물론이다.
당연히 세계 각국이 식량의 안보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아시아•미국•러시아•중국 등 대국들이 수출 규제와 함께 식량 비축에 나서는 등 내셔널리즘이 강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이 27.8%에 불과하다. 자연히 식량난이 일어날 경우 대책이 없다. 밀•콩•옥수수 등 주요 곡물 가격이 국제 곡물시장에서 두 배로 오르면 우리나라 소비자 물가가 0.7% 가량 인상된다고 한다. 연 물가 상승률 3% 억제선을 생각하면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대책이 없다. 우리나라는 물론 개발도상국의 인구증가율과 식량 생산량을 감안하면 세계 식량전쟁은 이미 시작됐다고도 할 수 있다. 당장 이디오피아 등 아프리카 빈국은 물론이고 방글라데시•파키스탄•아이티 등 세계 여러 국가에서 식량 부족 때문에 폭동이 일 정도다.
게다가 환경과 에너지 문제가 부각되면서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바이오에탄올의 주원료인 옥수수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바이오 연료가 오히려 식량 위기를 몰고올 가능성이 점쳐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곡물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방법을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생명공학작물(GMO)이 유력한 대안이라는 얘기다.
세계 각국에서 GMO에 대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고는 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반대가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디오피아의 아이들은 식량이 모자라 뼈만 앙상한 채 기아선상을 헤매고 있고 아이티의 어느 한 마을에서는 아이들이 진흙쿠키를 먹는 상황이다.
GMO 작물이라도 안전성이 입증된 것이라면 무조건 반대만 할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통적인 육종 기술로는 불가능하지만, 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의 척박한 땅에서도 옥수수•벼 등 GMO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면 귀중한 생명이 기아에 희생될 일은 없기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들의 이윤논리나 이해관계, 제국주의의 경계론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겨우 춘궁기를 지났다고 해서 배부른 소리를 하지 말자는 것이다. GMO의 위험성을 경계하는 만큼 슬기로운 연구개발과 활용 등 대안 모색에도 지혜를 모아보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