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미국 상원의회에서 강조된 'CRISPR 유전자 편집 작물'의 이점
- 2[관점] 가뭄과 세계 정세 불안이 세계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시기에 유전자 편집은 해충, 병원균 및 기상 악화를 방지하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 3건강, 노동력, 지속가능성에 대한 GM 작물의 개방적 효과
- 4[시각] 유기농 식품 산업은 1800억 달러의 마케팅 사기입니다.
- 5농업의 근간, '종자산업' 경쟁력 키운다
- 6노벨상 수상자 37명과 연구진 1500여 명, EU에 유전자 편집 규제 완화 촉구
- 7[테크노 사이언스의 별들] ‘굶주림 없는 세상’ 꿈꾼 현대 농업의 어머니
- 8"소비자 48.5% 생명공학작물 구매 의향…맛있고 싸다면" - 한국소비자연맹, 농업기술 발전 인식 설문조사
- 9[관점] '활동가들은 지칠 줄 모릅니다' — 30년간 전 세계 유전자변형 농작물은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것으로 입증되었지만, 유전자변형 농작물은 여전히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 10[시론] 유전자교정작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이상기후와 GMO
디지털타임스 정경과학부 안경애 차장
naturean@dt.co.kr
올해는 유난히도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각종 농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봄답지 않은 매서운 한파와 부족한 일조량 때문에 양파, 파, 상추 등 채소 값이 금값이 됐다. 이전에는 구경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발칙한’ 가격표 앞에서 망설이다 돌아서길 여러 차례. 요즘엔 다소 사정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겨울 같은 봄 날씨를 겪은 탓에 수확량이 이전 같지 못한 지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에, 농산물 값이 가장 만만했던 예전이 그리울 따름이다.
이상기후는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촌 전체가 혹독하게 겪고 있다.
올 여름 지구촌 북반구는 폭염에, 남반구는 혹한에 시달리고 있다. 사상 유례 없는 추위로 어린이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페루에서는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됐고, 러시아는 40도 가까운 폭염과 가뭄으로 인명피해가 잇따르면서 83개 지역 중 23개 지역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바다 건너 중국은 물난리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 이달 초부터 중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1억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러한 ‘이상기후’가 올해 봄과 여름만의 단기성 현상에 그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당장 우리 먹거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실제로 국제 농산물 시장에서는 이상기후의 영향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 3위 밀 수출국인 러시아에 13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은 곡물 생산량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다 중앙아시아 최대 농작물 수출국인 카자흐스탄과 주요 농작물 수출국인 미국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고, 캐나다는 홍수의 타격을 입었다. 그 영향으로 국제 시장에서 밀 선물 가격이 지난 6월 이후 25% 이상 올랐다.
밀, 옥수수, 콩, 설탕 등 기본 먹거리들의 가격이 안정되지 못하고 치솟는다면 어느 한 지역, 한 나라가 아니라 지구촌 전체가 극심한 후유증을 앓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이상기후 현상이 앞으로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준비와 기술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기술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떠오르는 게 생명공학작물(GMO)이다. 가뭄에 잘 견디는 벼, 쉽게 무르지 않는 토마토, 바이러스 저항성을 가진 고추 등을 내놓은 생명공학작물이라면 가뭄, 폭염, 혹한 등에도 인류가 견뎌나갈 수 있는 먹거리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일부 비판자들은 “생명공학식품을 세끼 배불리 먹느니 차라리 하루 한끼를 먹더라도 안전성이 검증된 음식을 먹겠다”고 말할지 모른다. 선택은 개인의 자유다.
생명공학작물에는 지구상 어떤 식품보다도 엄격한 심사 프로세스가 적용되고 있다. 대두와 옥수수의 경우, 대부분이 생명공학작물이 차지해 식품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대두와 옥수수의 경우, 생명공학식품이 대세인 것이다.
선택은 개인이 하더라도 정책적으로는 위기대응전략을 짜야 할 때다. 다행히 생명공학작물 관련 국내 기술 수준은 세계에 뒤지지 않는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을 구성하고 지난 2001년부터 10년간 약 1000억원을 투입해 연구를 지원해 왔기 때문이다. 사업단에는 지금까지 5000여명의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덕분에 생명공학작물과 관련해 불모지에 가깝던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R&D 거점이 만들어졌다.
사업단은 기술이전만 100억 원이 넘게 했지만 국내에서는 생명공학작물에 대해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와 종자산업․농업의 낙후성 때문에 기술을 전해줄 곳이 마땅치 않아 대부분이 해외 다국적기업에 이전됐다.
생명공학작물을 산업화할 종자기업도, 농업 기반도 생명공학작물을 받아들일 사회분위기도 정부정책도 준비돼 있지 않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국내 시장에 대한 기대는 아예 거뒀다. 국내 연구자들이 실패 위험성을 무릅쓰며 정부 예산을 지원 받아 기술을 개발해도 국내는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이 안돼 해외에서 거의 수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상기후가 피부에 와 닿기 시작한 이 때, 정부는 현실성 있고 충실한 농산물 분야 대응전략을 짜야 한다. 그리고 그 전략 속에서 생명공학작물을 배제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