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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위기 및 안보의 대두와 생명공학작물의 중요성
연합뉴스 미디어과학부 김영섭 차장
kimys@yna.co.kr
지난 11월 16-1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중요하고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국제회의가 있었다. 지구촌 빈곤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정상회의가 열렸는데, 자크 디우프 FAO 사무총장은 단식농성을 벌여가며 기아문제 해결을 위한 선진국의 지원 확대를 호소했다고 한다는 것이다.
특히 디우프 총장은 권위있는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생명공학작물(GMO)을 포함한 새로운 농업기술 개발이 식량 증대에 필수적”이라며 ‘생명공학과 식량위기’를 직접 연계시켰다. 그는 “세계 각국이 곡물 가격 급등 위기를 막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식량 부문에 대한 열악한 투자와 아시아 지역의 수요 급증, 곡물자원의 바이오연료 전용 등 식량위기를 부추기는 요인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기농이 좋다는 건 누구나 알지만 유기농만으로 65억명의 세계 인구를 먹여살릴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디우프 총장의 이런 언급은 식량위기와 안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 시점에 피할 수 없는 화두를 던진 것이라고 하겠다. 바야흐로 첨단과학기술의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에, 전세계적으로 5초마다 8명이 기아로 사망하는 ‘풍요 속의 빈곤’ 시대는 아이러니한 현실에 당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식량안보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발행의 11월 최신호에 따르면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앞으로 40년간 세계에서 5살 이하 어린이 2,500만 명이 추가로 영양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세계은행은 세계인구가 2050년께에는 90억 명에 달하게 되고 전 세계 식량수요가 2030년까지 약 50%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글로벌 식량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유엔은 지난해 6월 로마에서 식량안보정상회의를 개최했고, 올 7월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G8 정상회의에서는 향후 3년간 20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라퀼라 식량안보 선언(Laquila Food Security Initiative)’을 채택했다. 급기야 글로벌 식량위기가 심화하고 이를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면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생명공학작물을 본격적으로 이야기해야 할 때라고 본다. 생명공학작물(Biotech Crop)이란 생명공학기술을 이용, 유용한 유전자를 그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은 작물에 삽입함으로써 유전자 물질(DNA)의 일부를 재조합한 작물을 말한다. 대표적인 생명공학작물은 잘 무르지 않아 보관이나 운반 및 보관에 편리하도록 개발된 토마토, 조명나방, 옥수수뿌리벌레 등 해충에 잘 견디도록 개발된 해충저항성 옥수수, 제초제에 견디는 제초제내성 콩 등이 있다.
생명공학작물이 소개된 이래 농민들의 작물 수확량은 극적으로 증가했다. 그 예로 지난 2007년 기준으로 옥수수는 첫 상업화된 1996년보다 33.1% 수확량이 증가했고 대두는 1995년 대비 19.6% 증가했다. 생산성을 향상시킨 생명공학작물의 재배로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해결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특히 최근 국가적, 세계적 문제로 떠오른 온실가스와 관련해서도 생명공학작물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이는 적은 연료 사용과 생명공학작물 재배를 통한 감소경운으로 추가적인 토양 탄소 저장으로부터 기안한다. 2005년 기준으로 생명공학작물의 재배로 인해 대기로부터 90억kg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했다. 이는 1년 동안 약 400만대의 차량을 제거한 동일한 효과라고 한다. 또한 생명공학작물 재배의 효과로 농약 사용을 2억2,400만kg 감소시킨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한국도 GMO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의 GMO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개선 없이는 GMO 품종의 국내 개발 및 재배는 전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생명공학육종과 전통육종의 절묘한 상호관계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한 원로학자의 ‘결론’은 우리 모두가 천착해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