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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리스크 커뮤니케이션과 지피지기
경 규 항
세종대 명예교수, (사)미래식량자원포럼 상임이사, 부회장
1994년에 최초의 유전자변형작물(GMO)인 무르지 않는 토마토가 미국에서 상품화되었고, 그 뒤 2년 후부터 제초제내성 GMO 콩과 해충저항성 GMO 옥수수의 상업재배가 시작되었으며, GMO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GMO 재배가 늘어나는 동시에 다른 한 편에선 GMO 이용에 대한 거부감과 표시범위 확대에 대한 요구가 증가되고 있다. GMO가 상업적으로 재배되기 전에는 언론매체들이 GMO 기술의 과학적 창의성을 찬양하였으나, 정작 GMO의 상업적 재배가 시작되자 언론 매체들은 마음을 바꿔 GMO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를 앞 다퉈 쓰기 시작하였다. 여기에 EU의 반-GMO 정책과 국내외 NGO 활동의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에서 반-GMO 정서가 급속하게 퍼져나갔으며, 2000-2001년쯤에 부정적인 GMO 신문기사가 피크를 이루었다가 서서히 줄어들었으며 이제 주요 언론 매체들은 GMO를 거의 다루지 않는다. 그 동안 GMO를 많이 다루었기 때문에 뉴스로서의 기능이 상실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 조성되었던 반-GMO 정서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바탕에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친-GMO 인사들이 GMO에 대한 부정적인 의혹이나 주장에 대해 성실하게 해명하는 소통활동을 해왔으나, 대체로 조직성이 결여되었고 공격에 대한 방어였기 때문에 반-GMO 인사들에게 끌려 다니는 상황이었다는 평가가 있다. 그리고 친-GMO 쪽에서는 GMO가 사회적 이슈로 나타나는 것을 피하고 싶어 했으며, 따라서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고 볼 수 있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해명을 위한 자료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개발하지 않은 것은 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인이 아니었나 판단되었다. GMO 개발국이며 GMO 최대 생산국이고 GMO농산물 최대 수출국인 미국 소비자들의 정서와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서는 분명히 다를 것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친-GMO 인사들은 반-GMO 의혹이나 주장에 대해서 미국에서 개발한 해명자료를 거의 그대로 전달하는데 그친 듯하다. 즉 증상은 다른데도 불구하고 동일한 처방을 사용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GMO 소통활동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않았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GMO 소통방법의 적절성을 검토하고 우리나라 국민의 정서에 맞는 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부정적인 주장이나 의혹을 제시하는 반-GMO 인사들이나 이에 대응하는 친-GMO 인사들이 서로 올바른 것을 배우고 수용하겠다는 의지가 있을 때에는 대화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겠지만, 서로를 불신하고 자기주장만 하는 경우에게는 어떠한 효과도 기대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양측이 많이 만났지만 진지하게 대화를 하기 위해 만난 적은 없었다. 의견이 다르다고 배척하거나 경원시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므로, 서로를 진지한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만나서 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한편 친-GMO 또는 반-GMO처럼 극단적인 그룹에 속하는 인사들의 두뇌능력은 국민 평균보다 상위레벨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양쪽 모두의 면면을 보면 우수하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교수, 법조인, 전직 고위공무원, 공공기관의 전•현직 연구원 등으로서 소위 사회적 오피니언 리더 층에 속하는 인물들이다. 적극적인 친-GMO와 반-GMO 양쪽 모두 우리나라에 각각 50명 이내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며, 이들 두 그룹은 각각 5,000만 인구의 0.0001% 밖에는 되지 않으며, 나머지 99.9998%인 일반 국민들은 잠재적인 반-GMO 정서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대진영에 서있는 극단적인 수십 명의 생각을 바꾸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인해 잠재적인 반-GMO 정서를 가지고 있는 일반 국민들의 불안감을 감소시켜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생각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친-GMO 그룹에 속하는 인사들도 이들을 제외한 다른 쪽 99.9999%의 측면에서 보면 극단적인 그룹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반대하는 편에 있는 인사들이나 찬성 편에 서있는 사람들이나 그렇게 된 배경에는 대부분 개인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우연히 특정 NGO 단체 소속이 되었다든지 또는 우연히 GMO 관련 업무를 하게 되었다든지 등과 같은 환경적 이유가 대표적으로 보인다. 반대쪽 극단에 있는 이들은 개인에게 충분히 획기적인 변화가 발생하면 자신들의 포지션을 바꾸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그린피스(Greenpeace)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Patrick Moore씨나 환경관련 언론인이었던 Mark Lynas씨 같은 사람들은 극단적인 반-GMO에서 친-GMO로 바뀌었다. 이들은 과거에는 사실을 몰라서 잘못된 활동을 하였다고 반성하면서 이제는 GMO 홍보 활동을 한다.
향후 GMO의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통활동 방향에 대한 우리나라 고유의 자체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고 했다시피, GMO 소통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의 상대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지피지기한 뒤에 어떻게 소통활동을 할 것인지를 전략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다.